- 작성일
- 2026.03.05
- 수정일
- 2026.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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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동창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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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옥 동문 어반스케치 개인전 ‘시선이 머문 곳의 드로잉’

“기린대로 뒷길. 밤이면 분홍불빛이 화려해지는 그런 길이 있었다. 쇼윈도에 커텐이 쳐진 상가건물들이 줄지어 있던 모습. 도시재생사업은 그 쇼윈도 안에 있던 이들을 퇴거시키기 시작했다. 그들이 떠난 곳에 세워진 상징적인 건물 ‘놀라운 예술터’. 미화사업의 표증으로 굴곡진 도로 포석공사를 해놓았고. 재생은 거기에서 멈추어 버렸다. 수년이 지난 지금 쇼윈도 안에는 쓰레기만 뒹굴고 미처 떼어내지 못한 분홍빛 커텐이 간신히 매달려 있다. 사람들은 모두 사라졌으나 아직은 그들의 흔적이 남아있는 거리. 지금은 낮에도 밤에도 사람 그림자조차 볼 수 없는 그런, 버려진 길이 되어버렸다.”
송정옥 동문이 자신의 작품 앞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송정옥 동문 어반스케치 개인전 ‘시선이 머문 곳의 드로잉(Drawing)’이 3월 3일까지 전주 서학동예술마을 내 선재미술관에서 열린다. 전북대학교를 졸업하던 해에 고향을 떠난 작가는 30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와 13년째 살고 있다. 2년 전 친정엄마가 돌아가신 후 엄마의 발길이 닿았던 송천동 주변의 사라져가는 옛날 가게들에 마음이 가면서 하나 둘 스케치 작업을 하게 됐다. 송천동의 오래된 송천떡방앗간, 이미 사라진 신풍정육점과 신풍경로당, 나이 들어가며 점점 사라져 가는 길가 할머니노점들, 대형마트에 밀려 찾는 이가 줄어든 동네상점들까지. 작가는 그 공간들을 애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며 종이위에 담아냈다. 항상 새벽을 밝혀주는 김밥집과 편의점의 불빛 또한 작가의 그림 속에서 따뜻한 온기 어린 모습으로 표현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송동문은 도시재생사업이 멈춰 거리가 텅빈 선미촌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선미촌은 전주시가 그곳에 있던 이들을 퇴거시키고 아름다운 도시로 변모시키려 했으나, 상징적인 건물과 도로 포석공사 이후, 사업이 멈춘 곳이다. 동문은 아직도 남아 있는 분홍빛 커튼과 쇼윈도 안에 뒹구는 그들의 흔적들을 헐벗은 겨울나무와 함께 회색빛으로 보여주고 있다. 아무도 다니지 않는 후미진 골목의 쪽방 창문, 사주와 신점을 보던 점집을 그린 스케치에서는 이곳에 살던 그들의 애환이 전해지고 있다.
송정옥 동문은 “송천동과 선미촌 외에도 전북대학교와 덕진공원, 새벽 전주천변의 풍경 등 일상 속에서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장면들을 30~40년 전의 기억과 함께 켜켜이 쌓아온 세월만큼의 색감과 정서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상기 기자
출처 : 전북도민일보(http://www.domin.co.kr)